피지영씨 “미술관 갈 때 알면 쓸데있는 신비한 상식” 강사로 변신

은평구립도서관 1월 한달 동안 인기를 끄는 강의가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시작하는 서양 미술 강의 ‘미술관 갈 때 알면 쓸데있는 신비한 상식’ 이다.
서양 미술 전문 강좌이기에 ‘미술 전공자, 화가, 평론가가 강의하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강사는 평범한 직장인 피지영씨이다. 그는 은평구립도서관을 통해 ‘전문가’가 됐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로 자리에 섰다.
현재 서울대병원 홍보팀에서 대언론 업무를 하고 있는 피지영 씨, 재작년 봄, 우연히 들은 미술사 강의의 매력에 푹 빠져 ‘나도 저런 전문가가 되어야 겠다’라고 마음 먹었다.
처음에는 서양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과 관련 강좌 등을 알아봤지만 직장인으로서 쉽게 시간을 낼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집 근처 도서관에 있는 책을 활용한 학습이었다.
은평구립도서관 근처에 살고 있어 1주일에 한 번씩 방문해 관련 책을 대출해 읽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한 2015년 5월부터 현재까지 32개월 동안 피지영 씨가 읽은 책은 약 900권.거의 하루에 한 권씩 읽은 꼴이다. 그의 목표는 ‘3년간 1,000권 읽기’다.
에디슨이 동네 도서관을 통째로 읽어 꿈을 키웠듯, 이문열과 이지성이 1,000권의 책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듯, 3년간 1,000권 독서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피지영 씨는 도서관 미술관련 서적은 다 독파하겠다는 목표로 독서를 시작했다.
관련 분야 전공서적 150권과 교양서적 50권을 독파하면 대학에서 하나의 전공을 이수한 것과 같다고 한다.
“처음에는 뭐가 되겠다. 뭘 하겠다는 목표는 없었어요. 그저 이 분야를 잘 알고 싶었고, 서양미술에 관해서는 전문가가 되겠다는 바람만 있었어요. 그런데 책이 저절로 저를 인도하더라구요. 미술을 읽다보면 역사를 공부하게끔 만들고 철학을 읽게 하고 신화와 성경의 길로 자연스럽게 안내했지요. 그렇게 1년을 파고 들다 보니까 글을 쓰게끔 하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강의에 도전하게 나를 밀어내더라구요.”
“비싼 책을 다 사서 볼 수도 없고 더욱이 서점에 비치된 책은 다양하지 않았어요. 가끔 서울도서관, 정독도서관도 가지만 은평구립도서관은 제가 2년 6개월간 매주 꾸준히 다니던 도서관이었습니다.”
 “무조건 하루에 한권, 읽을 수 있을만큼 읽고 다음날은 또 다른 책을 시작했습니다. 못 읽은 나머지들은 주말에 도서관에서 마저 읽고 마킹 해 둔 것을 옮기면서 독서노트를 완성했지요.
도시락을 싸갖고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받는 매 주말이 제게는 소풍이었지요.”
44살에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뤄가는 47세 피지영 씨는 “책은 꿈을 이룰 수도 있게 하지만 더욱 큰 장점은 꿈을 찾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내 인생의 가장 큰 조언자는 미디어도 선생님도 아닌 ‘도서관’이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잘 알려진 문구,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를 몸소 실천한 피지영 씨와 같이 올해는 도서관 책 읽기를 통해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목표를 가져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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