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첫 여성 연구위원 오해순 부사장

"반도체 연구 문화에 다양성으로 혁신“

”기술 리더십 발휘해야 하는 연구위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

장기간 다져온 기술력 바탕, 올해 낸드 반등 본격화할 것

사람들은 과학기술은 남성의 영역이라고 보통 생각하지만, 국내외에서 명성을 떨친 한국 여성 과학자가 적지 않다. 대학에서, 연구소에서, 기업에서 탁월한 성과와 학문적 업적을 쌓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과학기술인들이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위셋, 이사장 안혜연)은 뛰어난 여성 과학자·기술인을 찾아 소개하는 ‘She Did It’ 캠페인을 하고 있다. 현장에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는 방식이다. ‘위셋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공공기관으로, 이공계 여성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우먼타임스는 미래의 과학자와 공학도를 꿈꾸는 여성을 위해 위셋의 협조를 받아 ‘She Did It’에 실린 여성과학자들 인터뷰를 주기적으로 전재(일부 수정)한다. 인터뷰 전문은 위셋 홈페이지(wiset.or.kr)나 위셋 블로그(m.blog.naver.com/wisetter)에서, 동영상은 유튜브 위셋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 주)

오해순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 연말 SK그룹 ‘2024년 신임임원 인사에서 회사 최초의 여성 연구위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SK하이닉스 연구위원은 뛰어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 기술 연구에 집중하는 전문 임원이다.

 

오 부사장은 낸드플래시와 솔루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설된 조직인 ‘N-S Committee’의 연구위원으로 발탁됐다. 그는 미래기술연구원과 D램 개발부문을 거친 후 지난 2007년부터 차세대 낸드 플랫폼 개발에 매진해 왔다.

29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오 부사장은 SK하이닉스 최초 3D 낸드 기술과 QLC(Quadruple Level Cell) 제품 개발, 그리고 4D 낸드 양산 등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기술 혁신에 발자취를 남겼다. QLC는 플래시 메모리의 한 종류로 하나의 셀에 4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한다.

첫 여성 연구위원인 오 부사장은 다양성(Diversity) 통한 연구문화 혁신을 제시했다.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다원적 사고는 편향성을 극복하고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혁신을 만들 수 있기 때문.

오 부사장은 첨단기술이 집약된 반도체 연구는 무엇보다 기술력이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기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연구위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특히 연구 문화에 다양성을 통한 혁신을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성 구성원들의 성장에 연구위원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오 부사장은 연구 역량 자체에 남녀 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구성원들의 다양한 관점이 어우러져 발전하는 기술연구분야에 여성 리더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첫 여성 연구위원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부담도 있지만 저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여성 연구위원이 탄생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부사장은 현재 ‘Advanced PI’ 조직을 이끌며 차세대 고부가가치 낸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개발부터 양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양산 성공에 포커스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양산 경쟁력이 곧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낸드 특성상 이는 매우 중요한 미션이다.

다양한 낸드 개발 스테이지를 경험하며 단계별 미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오 부사장은 개발과 양산을 아우르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 단계에서부터 미리 양산 불량을 관리하는 ODE(On Die Epm) 시스템을 낸드 최초 도입한 바 있다. 현재 이 시스템은 품질 특성 관리와 제품 불량 제어 등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그는 이처럼 장기간 다져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낸드도 반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 부사장은 “D램은 이미 지난해 업턴으로 전환했고 올해는 낸드 차례다. 적층 한계를 극복할 요소 기술을 확보하며 동시에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을 적기에 개발하는 것이 올해의 중요한 미션이다면서 무엇보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개발 단계에서부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연구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 부사장은 낸드 개발 성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SK하이닉스 최초 3D 낸드 플랫폼 개발 성공(2014)’을 꼽았다. 플랫폼 구조와 특성이 완전히 뒤바뀌는 변혁의 시기, 무에서 유를 쌓아 올려 성공을 이끌었던 경험은 그에게 강한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극복해야 하는 한계 또한 계속해서 높아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기술 난이도가 높다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면서 "함께하는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힘을 합쳐 풀어간다면 결국에는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 부사장은 이후에도 회사 최초 QLC 제품 개발, 4D 낸드 양산 개발 등 비중 있는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공으로 이끌었다. 또 낸드 사업부의 필승 전략인 솔루션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많은 데이터를 낮은 비용과 좋은 품질로 저장해야 하는 낸드는 이를 담는 스토리지(Storage) 제품인 솔루션과 최적화됐을 때 더 큰 진가를 발휘한다.

낸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솔루션과 협업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낸드와 솔루션 사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위해 'N-S Committee' 조직이 올해 첫발을 내디딘 만큼, 오 부사장은 두 사업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오 부사장은 올해는 낸드와 솔루션이 N-S Committee 조직 안에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솔루션 사업부와 뜻을 모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시너지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나아가 올해는 낸드 사업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 부사장은 “2024년은 저에게도 큰 도전과 혁신의 한 해가 될 것 같다. 무엇보다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하며 회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새해 인사와 함께 새로운 리더로서의 목표를 전했다.

<기사제공 : 우먼타임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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