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기 경감 서울은평경찰서 아동청소년계장

 

임무기 은평경찰서 아동청소년계장
지난 달 어린이 직업체험 프로그램 어린이직업탐험대‘경찰관’편이 우리 서에서 촬영되었다. 촬영 말미의 인터뷰에서 경찰관으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짧은 시간동안 머릿속에서 많은 일들이 스쳐갔다.

 엄동설한의 밤샘 근무, 파출소 주취자 난동, 흉기를 든 흉악범과의 대치……. 하지만 그런 일들보다 더 힘든 건 따로 있었다. 다른 무엇보다 경찰관이라는 신분을 낯 뜨겁게 만드는 건 바로 경찰이 청렴도 꼴찌라는 사실이었다.

국가권익위원회에서 1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청렴도 평가에서 경찰청은 재작년에 이어 작년까지 2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다.

경찰은 공무원이다. 국민의 공복으로 살고 있다. 공복의 표상이 청렴도일진대 2년이나 거듭 꼴찌라니? 자다 생각해도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할 지경이다.

청렴도란 공직자가 부패행위를 하지 않고 투명하고 책임 있게 업무를 처리하는 정도를 말한다. 따라서 경찰은 다른 일반 공직자나 기관보다 청렴도에서 앞서야한다.

권력기관인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것은 엄청난 비극이다. 경찰이 자기관리에 더욱 엄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경찰청은 심기일전하는 각오로 올해를 청렴도 향상 원년의 해로 정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나아가 지휘부부터 환골탈태하는 심경이 되어 청렴도 향상 목표치를 설정하는 등 청렴의식 함양을 위한 노력을 전방위로 기울이고 있다.

이의 효과적인 실현을 위해 내부 청렴전담 강사인 청렴나누미 41명도 선발했다. 이들로 하여 청렴교육을 전담케 하여 도미노 효과를 보자는 것이다.

경찰청 차원에서 청렴교육을 전담할 내부강사를 선발, 양성하여 교육에 투입하는 것은 유래가 없는 일이다. 청렴에 대한 경찰의 열정과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발맞추어 우리 은평경찰서에서도 청렴도 향상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현장 사정에 맞춘 청렴 테스크포스 팀 및 홍보단 발대, 청렴홍보 블로그와 밴드 운영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청렴활동 시계(Clean activities-time) 카운팅 운영, 청렴문화 공모전 등을 벌여 청렴의 생활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경찰헌장을 만든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국민들이 바람직한 경찰상으로 꼽는 첫 번째 조건은 한 가지, 바로 청렴한 경찰이다.
한결 같은 바람에도 이 일은 왜 이렇게 요원한 것일까? 이번에 대대적으로 시행하는 대책의 성공 방안을 생각하다 보니 김용 세계은행총재의 말을 곱씹게 되었다.

그는 성공의 요소로 3P를 강조했다. Passion, Purpose, Persistence가 그것이다. 목표와 열정에 더불어 끈기가 필요하다. 이 세 가지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게 바로 끈기다. 이 요소는 셋 중에서 가장 어렵고 가치가 있다. 목표가 제 아무리 아름답고 열정이 있더라도 끈기가 없으면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경찰은 청렴이라는 시험대 위에 알몸으로 던져져 있다. 목표는 명확하다.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야한다는 열정도 뜨겁다. 문제는 일회성 구호가 아니라 끈기를 가지고 하나하나 바꾸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서애 유성룡은 먼 것은 가까운 것이 쌓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경찰의 지상과제인 청렴도 제고 또한 저 우주 밖의 일이 아니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의 공복이라는 신분을 대오각성하고 꾸준히 자정해 나가면 오래지 않아 경찰이 대한민국 청렴의 상징으로 거듭 날 수도 있을 것이다.

청렴한 경찰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진격하는 경찰. 청렴 꼴찌인 경찰의 무한도전에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애정 어린 박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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