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형 한국문인협회 은평지부 자문위원
                                           이진형 한국문인협회 은평지부 자문위원

오랜 숙원이든 국립한국문학관이 드디어 은평 뉴타운 북한산 기슭에 세워진다. 옛 기자촌 6천 평 넓은 부지에 4천 평 규모의 멋진 건물이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차근차근 추진되고 있다.

은평 마을에 20여년을 살면서 문학관 유치활동에도 참여하였다가 어느 날 불광동 네거리에 걸린 유치확정 현수막을 보고 가슴이 설렜다.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던 희소식인가.

그간 대표성과 국제교류가능성, 평화지향성 등 6개 항목으로 지자체 24개 부지와 국유지 2곳 등 모두 26개 부지를 대상으로 정부의 공모절차에 따라 가슴 졸이는 경쟁에서 엄격한 심사기준에서 제일 앞선 은평 기자촌 근린공원이 최종 선정됐다.

우리 지역에 국내 최초로 국립한국문학관이 건립된다는 사실은 그 의미가 매우 크고 은평 구민들에게는 최고의 경사다. 그동안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은평구청과 은평지역 문학단체 회원들에게 한바탕 파안대소破顔大笑 할 수 있는 큰 기쁨을 안겼다.

은평구에는 현대사의 유명문학인과 많은 언론인들이 거주했던 지역으로 다른 지역에 비하여 이미 문화예술 인프라가 구축된 곳이다. 천년고찰 진관사를 비롯하여 은평한옥마을, 역사박물관, 셋이서 문학관, 삼천사 금암 미술관, 사비나 미술관, 한국고전번역원, ‘한문화체험시설, 서울기록원 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통일박물관과 이호철문학관이 설립될 예정이다.

또 국립한국문학관 개관과 연계하여 문학관 부지 아래 예술인 마을을 조성하고 문학관 진입로 사거리에는 전철 신분당선을 연장하여 기자촌역을 설치할 계획 등 이 지역은 한국 문학의 메카로 세계적인 명소로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영광도 안겨줄 本事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 2018년부터 법인설립, 정관, 조직, 임원, 심벌마크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개관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대관장 엄무웅씨에 이어 작년 102대 관장으로 문정희 시인이 부임하였고 부지는 SH공사로부터 기부채납을 받았으며 투입되는 총예산은 600억 원이다.

특히, 국제공모 당선작 문학빌리지‘ ‘디앤비건축설계사무소에서 설계를 완료하고 금년 하반기에 착공하여 2025년 하반기에 준공예정이다.

무엇보다 자료수집과 문학관 콘텐츠 구축이 중요하므로 20189월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 국내 대표문학 소장가로 알려진 고하동호 교수의 국내 유일본인 채만식의 탁류초판본,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초핀본, 한설야의 초판본 등이 포함된 55000여 점을 기증받았다.

2019년 법인을 설립한 이래 멸실 위기의 희귀자료 85,000여 점을 수집하였으며, 20193월에는 고 김윤식선생 유산 30억 원 기부 협약식을 가졌다.

국립한국문학관은 2019년 설립취지문에서 한국문학 진흥을 도모하는 집합체이자 문학유산들을 후대에 전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고 선언하였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진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나라 안팎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는 문학 자료를 총망라하고, 유실 훼손되고 있는 원본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한다. 오프라인 전시 외에 DB사업을 구축하여 디지털 온라인 기능을 구현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상징공간으로서의 문학관을 지향한다.

또 지역문학관과 연계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다. 개관에 앞서 몇 차례 학술대회를 개최하였으며,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란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가졌다.

국립한국문학관 아름다운 건물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기자촌 옛터에 자리 잡는 그날을 그려본다. 그야말로 입지조건이 명당이다. 뒷 배경은 한 폭의 그림 같은 북한산 봉우리가 감싸고 있고, 이미 잘 다듬어진 근린공원은 야외 학술 강연이나 시낭송 마당으로 최적의 장소다.

바로 연결되는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도 이 멋진 건물과 주변 경관에 매료되어 그냥 지나치지 못하리라.

두고두고 한국 문학의 산실이요 은평의 자부심이 될 국립한국문학관이 오롯이 자리 잡는 그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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