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국가보훈처 보훈과

일본을 강타한 쓰나미가 남긴 상처가 깊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세계 초일류 강대국이자 평소 철저한 재난 대비 체제를 자랑했던 일본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전 세계가 즉시 한마음 한 뜻으로 피해지역을 돕고자 나서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따듯해진다.

지리상으로는 가까운 이웃나라이지만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에서도 피해자를 위한 성금의 열기가 뜨겁다.

세계 각국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으면서 일본에 대해 놀라는 점은 일본국민이 대 참사를 겪으면서 보여주고 있는 의연함과 질서, 타인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느닷없이 닥친 국가적 재난 앞에 일본국민의 성숙한 시민 의식이 잘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민의식은 그들이 평소 수많은 지진을 겪으면서 어려서부터 많은 훈련을 받고 정신적으로 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 주효했을 것이다. 국민의 단결된 정신은 어떠한 재난도 이겨낼 수 있는 밑거름인 것이다.

세계가 일본에 집중하고 있는 이때, 자칫 잊혀지지 않을까 싶은 비극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바로, 작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우리의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하고, 승조원 104명 가운데 46명이 산화하였으며 천안함 수색작전에서 한주호 준위가 순직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비극을 앞에 두고 우리 국민 모두는 사건의 진실에 대해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혼란스러워 했으며, 1년이 지난 지금 그들을 기억하고 있는 자가 누구일까 의심스러울 만큼 잊혀진 것 같아 참으로 부끄럽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인 우리는 항상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고 온 국민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국난극복의 구심점이 되는 나라사랑의 힘을 우리는 평소에 마음 깊이 새기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는 천안함 46용사들 같은 분들의 고귀한 희생 위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있다. 이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본받는 것은 우리나라 발전의 근간을 이룰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6.25전쟁은 아직도 끝난 것이 아니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 상기시키고 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이 언제라도 다시 일어 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는 침략에 항상 대비해야 하고, 나라사랑의 정신을 평소에도 잘 다져나가야 한다.

준비된 국민은 어떠한 재난에도 훌륭하게 대처해나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서, 정신적 무장을 항시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는 3월 26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추모식이 열린다고 하니, 천안함 폭침사건 1주년을 맞이하여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국토방위 임무수행 중 고귀한 생명을 조국에 바친 분들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시간을 각자 가져봄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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