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훈
은평소방서 홍보교육팀 소방교
계속되는 폭염으로 말벌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벌 쏘임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폭염이 한창인 7월부터 벌집 내 일벌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해 말벌들의 왕성한 활동으로 은평소방서는 은평구 관내 하루 평균 5건 정도에서 많게는 8건 정도 벌집 제거 출동을 나가고 있다.
벌은 주로 주택 처마나 아파트 베란다, 가로수 등 생활공간에 집을 짓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말벌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려면 후각에 예민한 말벌을 자극하는 진한 향수, 헤어스프레이 등은 사용을 자제하며, 주위에 벌이 있을 때 쫓으려 하지 말고 최대한 움직임을 작게 해 안전한 장소로 피해야 한다.
또 벌은 소리에 크게 반응하지 않지만 진동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말벌이 접근했을 때 손으로 말벌을 쳐내거나 움직이는 방향을 갑자기 바꾸면 공격이 거세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 머리를 감싼 후 벌집 주변에서 최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빠르게 벗어나야 안전하다.
만약 말벌에 쏘였을 경우 손 대신 카드 등으로 조심스럽게 긁어서 남아 있는 벌침을 가능한 한 빨리 빼내고 깨끗한 물이나 비눗물로 상처부위를 씻은 뒤, 부어오른 부위에 얼음찜질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밝은 색 옷을 입는 게 좋다. 지난 2016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6~9월 초 사이 가야산국립공원 등에서 말벌이 서식하는 벌집을 건드려 공격성향을 분석했는데, 그 결과는 흥미로웠다.
화려한 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던 것과 달리, 말벌의 공격성은 반대로 검은색,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말벌이 검은색이나 갈색에 강한 공격성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천적인 곰, 오소리, 담비 등의 털이 어두운 색 계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말벌에 쏘이면 일반적으로 쏘인 곳이 붉어지거나 붓는 경우가 가장 많고, 몸에서 두드러기가 심하게 나거나 가슴이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그 외에도 복통, 구토, 두통,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더 심한 경우에는 쇼크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 응급조치가 조금만 늦어져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폭염 속 말벌의 활동증가로 벌에 쏘일 위험이 특히 높은 시기이니만큼 미리 대비하고 벌집을 발견했을 때 섣불리 제거하거나 벌을 자극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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