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기 본지회장 칼럼

미국의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 의해 발행되는 격월간 외교전문지인 Foreign Policy는 지난 2005년 '오늘은 있지만 내일은 없는 것' 제하에 2040년에는 정당, 왕실, 중국 공산당, 1부1처제, 사생활보호와 익명성, 의사진료실,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왜 그런가? 바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시장변화와 관련 산업 변화를 초래하고, 과학기술의 급격한 진보에 따라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며, 직업 등에서 이동성이 강화된 세대의 변화와 SNS 등에 따른 직접민주주의의 도래 그리고 기후변화 등에 그 이유가 있다.

일반 제조업, 축산업, 물류산업, 의류산업, 아동산업, 학원, 캐시어, 우편배달원, 택배, 교수, 기자, 정당, 국회의원, 중간간부 등이 사라지는 산업·직업과 일자리인 반면 에너지·물·식량·탄소 등 기후변화관련 산업, 건강·보건·의료·시니어, 로봇, 온라인 교육 등과 사회적 기업은 떠오르는 산업과 직업이다.

대한민국의 공교육이 무너진 자리에 사교육이 자리 잡았고 너나 할 것 없이 대학에 진학해 빚쟁이 대졸자들이 양산되고 있다.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어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 아우성이다. 일하는 20대가 매년 10만 명씩 줄고 있다고 한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속칭 ‘스카이’ 대학 진학을 위해 몇 년씩 학원을 다니고,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또 몇 년을 재수‧삼수 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지 싶다.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이 편한 일자리만 찾는다고 혀를 찬다. 하지만 이들에게 당장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지속적으로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책임은 바로 기성세대에게 있다.

청춘에겐 밥은 못줘도 꿈은 줘야 하는 것이다. 동냥은 못줘도 쪽박은 깨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젊을 때 일해 본 경험이 있어야 이들이 우리사회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앞으로도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 업종에는 구인난이 높고 고급 일자리에는 구직난이 계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류가 개화되고 문명이 진보될수록 보다 편하고 쉽게 생계를 꾸릴 직업을 찾는 게 당연하다. 다행스럽게도 지식사회는 그런 기반을 제공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는 바로 정부와 기성세대들이 청년과 학생들이 다가 올 미래를 배워서 스스로 준비하게 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미래교육’이란 바로 미래사회의 변화를 배워서 깨닫고 스스로 준비하게 인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청년들과 학생들은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 엘빈 토플러는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미래에 필요치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뼈아픈 지적을 한바 있다.

학교에서 교사가 가르치는 지식 중에는 이미 더 이상 진리가 아닌 것들이 많다. 과학적 발견은 새로운 진리를 날마다 내놓고 있다. 그러니 학교교육은 내용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을 이해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정보는 이미 차고도 넘친다.

미국 정부는 "10년 후에는 현존 직업의 80%가 사라지거나 진화한다."고 발표했다. 세상은 있던 것이 사라지고 없던 것이 나타나며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엄청난 사회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 자녀들의 미래와 학교교육의 비전, 직업 진로교육도 이런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준비해야 한다. 사회의 변화상을 '가정교육'과 '직업교육' 측면에서 가르쳐야 한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을 중심으로 전 세계 33개 명문대학이 참여하여 545개 강좌를 개설한 Coursera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 496만 명의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으며 이외에도 하버드와 MIT 대학을 중심으로 EDX 등 대중 온라인 무료 강의가 개설되어 미국, 유럽, 인도와 중국 학생들이 이곳에서 강좌를 듣고 수료증을 받는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도록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영어점수 따기 스펙경쟁에 목매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드아카데미를 통해 어린이에서 70대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에 이르기까지 코딩을 배우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모든 미국인들이 코드를 배우길 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연설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미 진행된 Sensor 소사이어티에서 코딩을 모르면 마치 자판을 칠 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여전히 의사, 변호사, 공무원을 선망의 직업에 놓고 인생을 건다. 집에서는 부모가 학교에서는 교사가 그렇게 가르친다.

미래사회는 ‘다양성과 포용을 인정하는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한 사회’인데, 대한민국에서는 정해진 파이를 뜯어먹는 제로섬 경쟁을 하다 보니 ‘너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인 거친 사회가 되어간다. 우리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이행의 진정한 의미를 잘 모르고 있다. 예전에 하던 대로 사는 것이다. 마치 원시시대처럼 수렵·채취·어로를 가르치는 것과 같다. 정부가 국민을, 부모가 자식들을, 선생님이 학생들을 그렇게 가르친다면 더욱 심각하다.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고 배워야만 한다.

소련의 몰락을 정확히 예측했던 시나리오 기법의 대가 피터 슈워츠는 “준비하지 않는 국가‧기업‧개인에게 미래는 없다. 성공한 사람은 미래를 먼저 읽었다”라고 설파했다.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는 높아졌는데 젊은이들이 여전히 국내에서 부질없는 스펙경쟁을 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정부는 거창한 교육시스템의 개혁이 아니라 우리 젊은이들이 미래를 배우도록 인도하길 제언한다. 그리고 청년과 학생들은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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